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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세라트 당일치기 (바위 봉우리, 검은 성모상, 하이킹)

바르셀로나 여행 일정을 짜다 보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공원, 카사 밀라로 시내가 꽉 차서 근교 여행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몬세라트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니,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수도원 하나 보러 갔다가 산 전체에 압도당하고 돌아왔습니다.수도원보다 바위 봉우리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몬세라트(Montserrat)라는 이름은 카탈루냐어로 '톱으로 자른 산'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몬세라트란 수직으로 솟아오른 봉우리들이 톱날처럼 연속해서 이어진 지형을 가리키는데, 사진으로 아무리 봐도 실제로 올라가서 올려다보는 느낌과는 전혀 다릅니다. 제가 직접 푸니쿨라(Funicular, 산악 케이블열차)를 타고 중턱에 내려서 처음 고개를 들었을 때, 수도원이 아니라..

카테고리 없음 2026. 10. 6. 20:53
마데이라 여행기 (푼샬, 에스페타다, 레바다)

유로 환율이 오를 대로 오른 시즌에, 저는 굳이 포르투갈령 화산섬 마데이라를 선택했습니다. 비싼 호텔 대신 2박 35만 원짜리 숙소, 미슐랭 식당 대신 동네 스낵바. 그렇게 다녀온 마데이라는 솔직히 예상보다 훨씬 많은 걸 보여줬습니다.푼샬에서 이틀, 마데이라 맛보기숙소는 푼샬(Funchal) 시내에서 잡았습니다. 트립닷컴에서 2박에 35만 원, 시티 텍스 4유로 추가. 퀸타 페나 데 프란차라는 이름이 입에 잘 안 붙는 호텔이었는데, 체크인하는 데 30분이 걸렸습니다. 리셉션 직원 아주머니가 저에게 계속 뭔가를 물어봐서 알고 보니 따님이 팬이라는 거였습니다. 뭐, 그게 마데이라 첫인상이었습니다.푼샬은 마데이라의 중심 도시입니다. 레스토랑, 슈퍼마켓, 해안 산책로, 재래시장이 여기 다 몰려 있어서 렌터카 없..

카테고리 없음 2026. 10. 5. 12:26
볼프강제 여행 (샤프베르크, 유람선, 츠뵐퍼호른)

유럽 여행 일정을 짜다 보면 "이 마을, 하루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곳이 꼭 생깁니다. 저도 처음엔 볼프강제를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막상 장크트 볼프강에서 출발해 유람선을 타고 장크트 길겐에 내리고, 케이블카로 츠뵐퍼호른 정상까지 올라서고 나서야 이 지역을 완전히 잘못 읽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호수 하나에 마을 둘, 산 둘. 엮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여행이 됩니다.샤프베르크와 유람선, 장크트 볼프강을 제대로 보는 순서장크트 볼프강을 "예쁜 호숫가 마을"로만 기억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마을의 핵심이 마을 자체보다 샤프베르크 산악열차(SchafbergBahn)와의 조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샤프베르크 산악열차는 1893년부터 운행된 톱니바퀴식 등산 철도(rack railway)입니..

카테고리 없음 2026. 10. 5. 08:22
로포텐 여행 (북극권, 레이네브링겐, 뚜벅이)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도 로포텐에 가면 산을 오른다는 말, 처음 들었을 때는 과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가봤더니 그게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로포텐 제도(Lofoten Islands)는 노르웨이 북부, 북위 68도 부근 북극권에 자리한 섬 지역으로, 바다에서 곧바로 솟아오른 듯한 뾰족한 산과 피오르, 작은 어촌마을이 이어지는 곳입니다. 준비 없이 갔다가 비를 흠뻑 맞고, 그럼에도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여행지가 얼마나 될까요.북극권 위의 섬, 로포텐이 특별한 이유로포텐 제도는 흔히 '바다 위의 알프스'라고 불립니다. 알프스 산맥이 오랜 세월 빙하에 침식되면서 봉우리만 남은 것처럼, 바다 위로 날카롭게 솟아오른 산들이 연속으로 이어지는 지형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산이 아니라..

카테고리 없음 2026. 10. 4. 17:36
산세바스티안 여행 (핀초스, 미라마르, 당일치기)

스페인 여행이라고 하면 어디가 먼저 떠오르십니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를 떠올리는 분들이 대부분일 텐데, 정작 제가 가장 오래 기억하는 도시는 북쪽 끝에 있는 산세바스티안이었습니다. 흐린 날씨로 시작해 기대감이 반쯤 꺾였는데, 핀초스 골목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 감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 글은 그 하루의 기록입니다. 핀초스, 한 집에서 배부르게 먹으면 절반을 잃는 겁니다구시가지인 파르테 비에하(Parte Vieja)에 들어서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좁은 골목 양쪽으로 핀초스(Pintxos) 바들이 촘촘히 늘어서 있는데, 핀초스란 작은 빵 위에 해산물이나 고기, 채소 등을 얹어 이쑤시개로 고정한 바스크 지방 고유의 핑거푸드를 말합니다. 타파스(Tapas)와 자주 혼용되지만, 바스크 지역..

카테고리 없음 2026. 10. 3. 16:29
피사 여행 (기적의 광장, 사탑, 쿠킹클래스)

피사의 사탑은 1173년에 공사를 시작했지만 3층을 올리는 도중 기울기 시작해, 완공까지 무려 200년 가까이 걸린 건물입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실패한 건축이 800년을 버텨내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가 됐다는 게, 생각할수록 묘하게 통쾌하기도 했습니다.기적의 광장, 사탑 하나만 보기엔 너무 아깝다피사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저도 '사탑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다음 도시로 이동'하는 일정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그 생각은 첫 10분 만에 바뀌었습니다.사탑이 있는 곳의 정식 명칭은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이고, 흔히 기적의 광장(Piazza dei Miracoli)이라고 불립니다. 기적의 광장이란 11세기부..

카테고리 없음 2026. 10. 2. 15:53
앤트워프 여행 (중앙역, MAS, 쇼핑·교통·겨울 일정)

앤트워프 중앙역(Antwerpen-Centraal)은 기차역이 아니라 건축물로 먼저 유명합니다. 제가 처음 플랫폼에 내렸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역사(驛舍) 내부가 이 정도 규모와 완성도를 갖춘 곳은 유럽을 꽤 돌아봤어도 여기가 처음이었습니다.중앙역에서 구시가지까지, 걸어야 제맛앤트워프 중앙역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완공된 네오바로크(Neo-Baroque) 양식 건물입니다. 네오바로크란 17~18세기 바로크 건축의 웅장함과 장식성을 19세기 이후에 되살린 양식으로, 거대한 돔과 화려한 석조 파사드가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차역은 교통시설로 인식되는데, 제가 직접 서 보니 중앙역만큼은 내부 구경에 최소 20분은 써야 아깝지 않겠다 싶었습니다.역에서 나와 Meir 쇼핑거리를 따..

카테고리 없음 2026. 10. 1. 15:16
모스타르 여행 (스타리 모스트, 네레트바강, 보스니아 현금)

두브로브니크에서 버스를 타고 3시간 반. 국경을 두 번 넘으면 모스타르가 나옵니다. 처음 왔을 때 저는 솔직히 스타리 모스트만 보고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네레트바강 옆을 걷다 보니 그게 얼마나 아까운 계획인지 금방 알게 됐습니다. 총탄 자국이 남은 건물 옆에 청록빛 강이 흐르는 도시, 모스타르입니다.스타리 모스트, 다리 위보다 다리 아래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스타리 모스트(Stari Most)는 '오래된 다리'라는 뜻입니다. 16세기 오스만 제국 시기에 건설됐고, 1993년 보스니아 내전 중에 파괴됐다가 2004년에 복원 개통됐습니다. 현재는 주변 구시가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출처: UNESCO World Heritage).다리 자체는 분명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

카테고리 없음 2026. 9. 30. 23:10
시르미오네 여행 (스칼리제로성, 폭염, ZTL)

사진으로 보면 가르다 호수 위에 그림처럼 떠 있는 반도라서 시원할 것 같았는데, 막상 8월에 가보니 39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구시가지 골목을 걷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시르미오네는 작은 도시지만 동선을 잘못 잡으면 더위에 지쳐 정작 보고 싶었던 곳을 제대로 못 보고 나올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으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바탕으로, 다음에 가는 분들은 조금 더 편하게 다녀올 수 있도록 정리해봤습니다.스칼리제로 성부터 자메이카 비치까지, 시르미오네 동선의 핵심시르미오네에 처음 발을 디디면 거의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스칼리제로 성(Castello Scaligero) 앞에 서게 됩니다. 여기서 스칼리제로 성이란 14세기 중반 델라 스칼라 가문이 세운 수상 요새로, 시르미오네 구시가지 입구를 막아선 상징적..

카테고리 없음 2026. 9. 29. 15:35
스위스 알프스 여행 (라우터브루넨, 체르마트, 마터호른)

라우터브루넨에서는 폭포 소리에 압도됐고, 체르마트에서는 마터호른이 구름 뒤로 숨어버려 마을을 하루 종일 걸어다녔습니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라우터브루넨: 폭포 앞에서 사진만 찍기엔 아깝다처음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이게 TV에서 본 그 풍경이구나"였습니다. 선명한 화질로 배경 화면처럼 나오던 절벽과 목조 가옥, 초원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라켄에서 기차로 20분도 안 걸려 접근할 수 있는데, 막상 내리면 스케일이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이 마을의 대표 명소는 슈타우바흐 폭포(Staubbachfall)입니다. 여기서 슈타우바흐란 독일어로 '흩날리는 물'을 뜻하는데, 약 300m 높이의 절벽에서 물이 떨어지며 하단부에서는 안개처럼 흩어지..

카테고리 없음 2026. 9. 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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