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베른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12일간의 스위스 여행을 마치고 나서야 이 도시가 왜 수도인지 비로소 이해했습니다. 취리히보다 현대적이지도, 그린델발트처럼 압도적이지도 않지만, 베른은 그 두 가지가 가장 균형 있게 공존하는 도시였습니다.연방궁전에서 시작하는 베른의 첫인상베른 중앙역을 나오면 어느 방향으로 걸어야 할지 고민될 수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스위스 연방궁전(Bundeshaus)을 첫 목적지로 삼았는데, 중앙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라 가장 접근하기 편했습니다.스위스 연방궁전은 1902년에 완공된 건물로, 세계 최초의 근대 민주주의 의회가 운영되는 현장입니다. 여기서 근대 민주주의(Modern Democracy)란 국민이 직접 ..
솔직히 저는 처음 파리에 갔을 때 하루에 명소 여섯 곳을 우겨넣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에펠탑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바로 지하철로 달렸고, 루브르는 두 시간도 안 돼서 나왔습니다. 나중에 돌아보니 파리를 "다녀왔다"는 기록만 남았지, 실제로 느낀 건 거의 없었습니다. 파리는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도시가 아니라는 걸 두 번째 방문에서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숙소 위치가 여행 코스의 절반을 결정합니다일반적으로 파리 숙소는 저렴하면 어디든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분명히 다릅니다. 파리는 아롱디스망(arrondissement), 즉 구(區) 단위로 치안과 관광 접근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여기서 아롱디스망이란 파리를 달팽이 모양으로 1구부터 20구까지 나눈 행정 구역 단위를 뜻..
유럽 여행지를 고를 때 포르투를 먼저 떠올리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리스본에 밀리고, 바르셀로나에 밀리고. 그런데 직접 걸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포르투는 '보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는' 도시였습니다. 상 벤투역에서 도우루강 변까지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제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도시를 겉만 훑고 떠났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루이스 1세 다리 — 1886년이 지금보다 대담했던 이유포르투를 처음 찾는 분들 중에는 루이스 1세 다리를 '그냥 예쁜 철교' 정도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다리 위에 올라선 순간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높이 85m, 상부 길이 395m. 수치로 읽을 때와 실제로 다리 위에서 발 아래를 내려다볼 때는 차원이 달랐습니다.이 다리는 1886년에 완공됐습니..
독일 여행을 계획할 때 베를린과 뮌헨만 떠올린다면, 사실 독일의 절반도 못 보고 돌아오는 셈입니다. 제가 처음 트리어(Trier)에 발을 들였을 때, 기원전 1세기에 로마인들이 세웠다는 도시가 지금도 사람들로 북적인다는 사실이 솔직히 믿기지 않았습니다. 2천 년이 넘는 시간이 거리 한복판에 아무렇지 않게 서 있었으니까요.중세 도시에서 로마 유적까지 — 독일 역사 여행의 깊이독일이 현대 산업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한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트리어 거리를 걸어보니, 그 선입견이 첫 골목에서 바로 무너졌습니다. 트리어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로마 제국이 이 지역을 아우구스타 트레베로룸(Augusta Treverorum)이라는 이름으로 도시를 건설한 것이 기원전 16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