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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여행 (회랑, 마조레광장, 현지맛집)

manymymoney 2026. 9. 8. 20:44

목차


    솔직히 저는 볼로냐를 그냥 피렌체 가는 길에 잠깐 들르는 경유지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회랑(Portico) 아래를 걷고, 마조레 광장(Piazza Maggiore)에서 밤을 보내고, 현지인들만 아는 골목 피자집에서 한 조각을 먹고 난 뒤에야 이 도시가 왜 '먹고 걷는 도시'로 불리는지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볼로냐의 회랑과 마조레광장 — 알고 가면 두 배로 보인다

    처음 볼로냐 구시가지에 들어섰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놀란 건 건물이 아니라 길이었습니다. 건물 1층이 전부 아치형으로 뚫려 있고, 그 아래로 사람들이 걷고 있었습니다. 이게 바로 볼로냐의 상징인 회랑(Portico)입니다. 여기서 포르티코란 건물 외벽에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어 만든 반(半)실외 통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비가 와도, 햇볕이 강해도 우산 없이 도시 어디든 걸어 다닐 수 있게 해주는 구조물입니다. 볼로냐 전역에 이어진 포르티코의 총 길이는 무려 62km에 달하며, 그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으로 등재됐습니다(출처: UNESCO 세계유산센터).

    제가 이 사실을 미리 알았더라면 대학가 쪽 회랑부터 천천히 따라 걸었을 텐데, 그냥 관광지만 찍으러 다닌 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회랑 천장마다 가문의 문양이 새겨져 있는 곳도 있었는데, 이건 볼로냐 대학교(University of Bologna)에서 공부했던 유명 귀족 가문들이 남긴 흔적입니다. 여기서 볼로냐 대학교는 1088년에 설립된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로, 중세 유럽 전역에서 법학을 공부하러 온 학생들로 붐볐던 곳입니다. 그 흔적이 지금도 회랑 구석구석에 살아 있다고 생각하니 걷는 재미가 달라집니다.

    마조레 광장은 제가 낮과 밤 모두 가본 곳인데, 두 번 다 느낌이 전혀 달랐습니다. 낮에는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Basilica di San Petronio)의 붉은 벽돌 파사드가 강렬하게 눈에 들어오고, 밤에는 조명을 받은 아쿠르시오 궁전(Palazzo d'Accursio)이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줬습니다. 볼로냐 특유의 붉은 계열 건물들은 낮의 햇빛과 저녁 조명에 따라 색감이 완전히 바뀌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같은 광장을 오전과 밤에 한 번씩 들르는 걸 저는 추천합니다.

    광장 바로 옆 살라보르사 도서관(Biblioteca Salaborsa)도 꼭 들어가 보셨으면 합니다. 그냥 동네 도서관이겠거니 하고 지나쳤다가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내부 바닥 일부가 강화유리로 되어 있고 그 아래에서 고대 볼로냐의 유적이 그대로 보존되어 공개되고 있었습니다. 입장료도 없고, 안에 현지인들이 책을 읽고 있어서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관광지라기보다 살아있는 공간에 유적이 함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두 개의 탑 — 현재 상황은 반드시 확인하세요

    볼로냐의 또 다른 상징인 두 개의 탑(Le Due Torri)은 마조레 광장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아시넬리 탑(Torre degli Asinelli)과 가리센다 탑(Torre Garisenda)으로 이루어진 이 구조물은 12세기에 지어진 중세 탑으로, 한때 볼로냐에만 이런 탑이 100개 넘게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2026년 9월 현재, 두 탑 모두 일반인 입장이 불가합니다. 가리센다 탑은 안전 정비 중이고, 아시넬리 탑 역시 내부 점검으로 폐쇄된 상태입니다. 예전 여행기에서 '498개 계단을 올라 전망을 보는 코스'가 많이 소개됐는데, 그 정보를 그대로 믿고 계획하시면 안 됩니다. 대신 마조레 광장 내 시계탑(Torre dell'Orologio)을 올라가면 광장 전체와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 두 개의 탑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제가 실제로 올라가 봤는데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술관과 묶어서 1인당 16유로였고, 그 값은 충분히 했습니다.

    • 마조레 광장(Piazza Maggiore): 볼로냐 여행의 기준점. 낮·밤 두 번 방문 추천
    • 살라보르사 도서관(Biblioteca Salaborsa): 무료 입장, 바닥 아래 고대 유적 공개
    • 시계탑(Torre dell'Orologio): 두 개의 탑 대체 전망 포인트, 미술관 포함 16유로
    • 포르티코(Portico): 62km 회랑,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 볼로냐 대학교(University of Bologna): 1088년 설립, 서양 최초의 대학교
    요약: 볼로냐의 핵심은 포르티코(회랑)와 마조레 광장이며, 두 개의 탑은 현재 폐쇄 상태이므로 시계탑을 대안 전망 포인트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볼로냐 현지 맛집과 마트 — 먹는 도시를 제대로 즐기는 법

    볼로냐는 이탈리아에서도 '먹는 도시'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Bolognese'라는 단어 자체가 이 도시 이름에서 나왔고, 이탈리아 요리청(Accademia Italiana della Cucina)이 1982년 공식 등록한 탈리아텔레 알 라구(Tagliatelle al ragù) 레시피도 볼로냐가 원산지입니다(출처: Accademia Italiana della Cucina). 여기서 탈리아텔레 알 라구란 납작한 생면 파스타에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오래 끓인 라구 소스를 얹은 요리로, 우리가 흔히 아는 스파게티 볼로네제와는 면의 종류와 식감이 완전히 다릅니다. 제 경험상 현지에서 이 차이를 직접 먹어봐야 제대로 이해가 됩니다.

    제가 직접 가본 곳 중 기억에 남는 건 마조레 광장에서 두어 골목 들어간 피자 가게였습니다. 구글 리뷰가 900개가 넘는데도 관광객보다 동네 사람들이 훨씬 많았고, 피자 한 조각이 3~4유로 선이었습니다. 토마토 소스와 갓 녹인 치즈의 균형이 딱 맞았고, 짭짤한 간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두 조각을 아무렇지 않게 먹었습니다. 광장 바로 앞 식당만 고집하기보다 한두 골목 안으로 들어가 구글 리뷰와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것이 저는 훨씬 나았습니다.

    대학가 근처에서 먹은 샌드위치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일반 햄버거 두 배 사이즈에 7유로였는데, 줄을 서서 먹는 현지 가게였습니다. 볼로냐는 콰드릴라테로(Quadrilatero)라고 불리는 시장 골목이 마조레 광장 바로 뒤에 있습니다. 콰드릴라테로란 마조레 광장 동쪽을 가로지르는 좁은 골목 시장으로, 생선·채소·치즈·모르타델라 등 현지 식재료를 파는 가게들이 밀집한 구역을 말합니다. 아침에는 노점이 열리고, 저녁에는 식당과 와인 바가 활기를 띱니다.

    마트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Lidl, Conad, Coop 같은 마트에 가면 파스타 면과 소스,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Parmigiano Reggiano) 치즈, 모르타델라(Mortadella) 햄 등을 관광지 기념품 가게 대비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습니다. 여기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란 에밀리아로마냐 주에서 생산되는 경질 치즈로, 유럽연합의 원산지 명칭 보호(PDO) 인증을 받은 제품입니다. 파스타 0.5kg이 1유로 안팎이고, 와인도 1~2유로짜리가 즐비했습니다. 돼지고기 0.7kg이 5유로대였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에어비앤비에 묵으면서 마트 재료로 파스타 한 끼 해 먹는 경험은 볼로냐를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해줍니다.

    요약: 볼로냐에서 제대로 먹으려면 광장 앞 식당보다 콰드릴라테로 골목과 대학가를 공략하고, Lidl·Conad 마트에서 현지 식재료를 직접 구입하는 것이 가성비 면에서 압도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볼로냐 하루 코스로 어디어디 가면 될까요?

    A. 제가 직접 걸어보니 마조레 광장 →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 → 살라보르사 도서관 → 콰드릴라테로 골목 → 두 개의 탑 외관 → 볼로냐 대학가 → 피넬라 거리(Via Piella) 순서로 이어가면 반나절 안에 핵심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코스는 걷는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편한 신발은 필수입니다.

     

    Q. 볼로냐 두 개의 탑 지금 올라갈 수 있나요?

    A. 2026년 9월 현재 아시넬리 탑과 가리센다 탑 모두 일반인 입장이 불가합니다. 대신 마조레 광장의 시계탑(Torre dell'Orologio)이 전망 대체 포인트로 운영 중이며, 미술관 입장권과 묶어서 16유로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방문 전 최신 공식 정보를 꼭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Q. 볼로냐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이 뭔가요?

    A. 탈리아텔레 알 라구(Tagliatelle al ragù)는 볼로냐가 원산지인 정통 파스타로 스파게티 볼로네제와는 다릅니다. 여기에 모르타델라 햄, 토르텔리니, 라자냐까지 하나씩 먹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실제로 먹어본 것 중에선 현지 골목 피자도 예상 밖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Q. 볼로냐 마트에서 기념품 사는 게 진짜 더 쌀까요?

    A. 제 경험상 확실히 쌉니다. Lidl이 가장 저렴한 편이고, Conad는 규모가 커서 품목이 다양합니다. 파스타, 발사믹 식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초콜릿 류는 관광지 상점보다 30~50% 저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귀국 전 마지막 날 마트를 한 번 더 들르는 게 저는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Q. 볼로냐 회랑이 유네스코 등재된 거 맞나요?

    A. 맞습니다. 볼로냐의 포르티코(Portico)는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됐습니다. 도시 전역에 걸쳐 62km가 넘는 회랑이 이어져 있으며, 이 구조 덕분에 날씨에 관계없이 도보 여행이 편리한 도시입니다.

     

    결론

    볼로냐는 한 번 가보면 '왜 이 도시를 몰랐을까' 싶은 곳입니다. 제가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은 화려한 관광지가 아니라, 밤 마조레 광장에 사람들이 가득 찬 모습과 회랑 아래를 걸으며 먹은 샌드위치였습니다. 관광지를 빠르게 찍는 여행보다 골목을 걷고, 마트를 구경하고, 대학가에서 현지인 분위기를 느껴보는 여행이 이 도시에 더 잘 어울립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마조레 광장을 기준점으로 잡고 살라보르사 도서관, 콰드릴라테로 골목, 시계탑 전망을 묶어서 움직이는 것을 저는 권합니다. 두 개의 탑 입장 가능 여부는 방문 전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하시고, 마트 한 번쯤은 꼭 들어가 보시길 바랍니다. 볼로냐는 잘 아는 사람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도시가 아니라, 천천히 걷기만 해도 충분히 좋은 도시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oz1z6GE2G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