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에어를 타고 유럽으로 넘어가는 여정에서 헬싱키 경유를 선택했을 때, 솔직히 처음엔 그냥 공항에서 시간을 때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아침 6시에 내린 도시가 이렇게 꽉 찬 하루를 줄 줄은 몰랐습니다. 사우나부터 연어 수프, 130년 된 카페의 초콜릿까지, 스톱오버 여행지로 헬싱키가 왜 자꾸 언급되는지 직접 확인한 하루였습니다.사우나와 올드 마켓 홀 — 헬싱키의 아침을 제대로 여는 법장거리 비행 후 새벽 6시에 도착한 도시에서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보신 적 있습니까? 저는 일단 몸을 녹이고 싶었습니다. 비행기에서 굳어버린 몸을 어떻게든 풀어야 했고, 그 선택이 알라스 시 풀(Allas Sea Pool)이었습니다.알라스 시 풀은 헬싱키 항구 바로 앞에 있는 사우나 복합 시설입니..
북위 66.5도, 북극권(Arctic Circle)의 경계선이 도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곳이 바로 로바니에미입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활주로 양옆으로 쌓인 눈을 보는 순간, 저는 속으로 '아, 진짜 왔구나' 싶었습니다. 산타클로스의 도시라는 수식어만 알고 갔다가, 직접 겪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것을 품고 있는 도시였습니다.산타마을과 현지 음식, 생각보다 훨씬 넓고 맛있었다산타클로스 빌리지(Santa Claus Village)는 로바니에미 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여기서 산타클로스 빌리지란, 실제로 산타를 만나고 Arctic Circle 선을 직접 밟아볼 수 있는 테마형 복합 관광지입니다. 쉽게 말해 산타마을이라고 부르지만,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 상점, 액티비티 예약 센터까지 갖춘..
팔레르모 골목에 처음 들어섰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로마나 피렌체 같은 단정하게 정돈된 풍경을 기대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건 시장 냄새와 낡은 건물, 그리고 오토바이 소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을 지내다 보니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는 곳이 됐습니다. 20일간 시칠리아를 렌터카로 직접 돌아다니며 느낀 것들, 여행을 준비하면서 찾기 어려웠던 정보들을 정리해봤습니다.언제 가야 후회가 없을까 — 여행시기와 이동 방법제가 시칠리아를 찾은 건 3월 말이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했고, 낮에는 해변에서 발을 담글 수 있을 정도로 따뜻했습니다. 반면 7~8월은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날도 있고, 성수기라 숙박비와 항공권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제 경험상 4~5월이나 9~10월이 날씨와 가격, 인파 세 가..
솔직히 저는 알바라신이 이렇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인지 몰랐습니다. 발렌시아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이지만 대중교통으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고, 그 때문에 스페인을 여러 번 다녀오면서도 번번이 일정에서 빠졌던 곳입니다. 결국 렌터카를 빌리고 나서야 소원을 풀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왜 이제야 왔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독특한 분위기의 중세 마을이었습니다.알바라신, 사진으로 본 것과 직접 가본 것의 차이알바라신은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소도시로, 이베리아 반도(Iberian Peninsula)에서도 보존 상태가 가장 뛰어난 중세 성곽 마을 중 하나로 꼽힙니다. 여기서 성곽 마을이란 방어를 목적으로 높은 지형에 돌로 쌓은 성벽을 두르고 그 안에 주거지가 형성된 중세 도시 형태를 말하는데, 알바라신은 그 ..
독일 여행지 하면 뮌헨, 베를린, 로텐부르크만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30년 가까이 유럽 도시들을 직접 걸어 다닌 저는, 진짜 독일 중세 도시의 결을 느끼고 싶을 때 뉘른베르크로 갑니다. 이번 봄 2박 3일 일정도 그랬습니다. 가족과 함께 자주 찾는 이 도시는 올 때마다 조금씩 다른 표정을 보여주었습니다.구시가지, 걸으면서 발견하는 도시뉘른베르크 구시가지에 처음 발을 들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기준에 맞닿아 있는 중세 성벽(Stadtmauer)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서 슈타트마우어란 14세기부터 쌓아 올린 뉘른베르크를 둘러싼 방어 성벽으로, 총 둘레가 약 5킬로미터에 이르는 유럽에서 가장 잘 보존된 중세 성벽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가 직접 성벽 위를 걸어봤는데, 높이에서 내..
마요르카는 연 간 1,300만 명 이상이 찾는 지중해 최대 휴양 섬입니다.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솔직히 "그냥 유럽의 해변 리조트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일정을 들여다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쇼팽이 요양하며 명곡을 쓴 중세 마을, 전 세계 사이클리스트가 성지처럼 여기는 산악 드라이브 코스, 에메랄드빛 저수지까지 한 섬에 이렇게 많은 결이 다른 풍경이 공존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웠습니다.발데모사와 카르투하 수도원 — 쇼팽의 흔적을 따라 걷다트라문타나 산맥(Serra de Tramuntana) 자락에 올라앉은 발데모사(Valldemossa)는 해발 약 400m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여기서 트라문타나 산맥이란 마요르카 북서쪽을 길게 가로지르는 산지로,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경관..
솔직히 말하면, 저는 베를린을 그냥 '유럽 여행 중에 한 번쯤 가볼 만한 곳' 정도로 생각하고 갔습니다. 파리나 로마처럼 한눈에 반하는 도시를 기대했다면 아마 첫날은 좀 의아했을 겁니다. 그런데 며칠을 걸어 다니다 보니, 베를린은 보면 볼수록 쌓이는 도시라는 걸 알았습니다. 역사와 예술, 일상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섞인 도시는 처음이었습니다.미테(Mitte): 베를린의 힙함이 모인 골목들베를린에서 제일 먼저 실감한 것은 미테(Mitte) 지역이었습니다. 미테란 독일어로 '중심'을 뜻하는데, 실제로 베를린의 역사지구이자 현재는 감각적인 카페·갤러리·디자인 숍이 밀집한 문화 허브 역할을 하는 동네입니다.Sophienstraße 일대를 걸었을 때, 저는 이 골목이 서울로 치면 서촌 같은 분위기라고 느꼈습니다. ..
스페인 여행을 앞두 고 일정을 짜다 보면 어느 순간 마드리드를 며칠이나 잡아야 할지 막막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제가 딱 그랬습니다. 바르셀로나 일정이 워낙 빽빽해서 마드리드는 하루, 그것도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 기차로 복귀하는 당일치기로 잡았는데, 막상 직접 발로 뛰어보니 마드리드는 하루 만에 우겨 넣기엔 너무 아까운 도시였습니다. 이 글은 그날 22,000보를 걸으며 몸으로 익힌 동선과 예약 노하우를 정리한 기록입니다.마드리드가 바르셀로나에 밀리는 이유, 그리고 그 오해솔직히 말하면, 스페인 여행을 처음 계획할 때 마드리드는 제 우선순위에서 한참 뒤였습니다.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 공원이 있는 바르셀로나가 워낙 압도적이니까요. 그런데 막상 마드리드 아토차역에 내려서 도시를 걷기 시작했을 ..
리스본은 도시 면적 대비 언덕 비율이 유럽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제가 직접 3일을 걸어다니며 확인해봤는데, 사진으로 보던 낭만과 실제 체력 소모 사이의 간극이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동선 하나 잘못 잡으면 하루 일정이 무너지는 도시, 그 경험을 정리했습니다.동선 최적화 — 숙소 위치부터 교통카드까지리스본 여행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숙소 위치입니다. 일반적으로 전망 좋은 언덕 위 숙소를 선택하는 분들도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여행 첫날부터 체력을 갉아먹는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바이샤(Baixa) 지구에 숙소를 잡았는데, 여기서 바이샤 지구란 리스본 구시가지의 평탄한 저지대 중심 상업 구역을 가리킵니다. 지하철역과 주요 트램 노선이 모두 모이는 곳이라 어느 방향으로도 이동..
크로아티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고민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이 나라,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내야 하지?"입니다.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은 지형 때문에 코스를 잘못 짜면 이동에만 시간을 다 쓰게 됩니다. 제가 직접 두 번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7일·10일 일정별 현실적인 여행 코스를 정리했습니다.크로아티아 여행 전에 꼭 알아야 할 기초 정보혹시 크로아티아가 아직도 쿠나를 쓴다고 알고 계십니까? 2023년 1월부터 크로아티아는 공식적으로 유로(EUR)를 도입했습니다. 예전에는 쿠나라는 자국 화폐를 써서 환전이 번거로웠는데, 이제는 유럽 다른 나라와 같은 화폐를 쓰니 훨씬 수월해졌습니다.또 하나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크로아티아가 2023년부터 솅겐 조약(Schengen Agree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