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루마니아를 꽤 오랫동안 여행 후보에서 빼놓고 있었습니다. 동유럽이면 부다페스트나 프라하가 먼저 떠오르고, 루마니아는 왠지 '나중에'라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브라쇼브(Brașov)에서 한 달을 지내보고 나서야 제가 얼마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중세 구시가지, 카르파티아산맥의 바람, 삼겹살 1kg에 4,500원짜리 돼지고기까지. 이 글은 그 한 달의 기록입니다.브라쇼브 구시가지, 직접 걸어보니 이런 곳이었습니다브라쇼브 여행을 처음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사진이 뭔지 아시나요? 붉은 지붕이 겹겹이 쌓인 골목길, 그리고 회색빛 뾰족한 탑입니다. 저도 그 사진 보고 '예쁘겠다' 싶었는데, 직접 걸어보니 예상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습니다.올드타운의 중심은 의회 광장(Piața..
저는 부다페스트에서 40도 폭염을 버티다 전날 밤 충동적으로 항공권을 끊었습니다. 목적지는 에스토니아 탈린. 35유로짜리 편도 티켓 하나로 시작된 여행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이게 그해 가장 만족스러운 이동이었습니다.즉흥 이동의 논리 — 왜 탈린이었나유럽 장기여행을 하다 보면 '날씨 차익 거래'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여기서 날씨 차익 거래란 한 도시가 지나치게 더울 때, 비슷한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는 시원한 도시를 찾아 이동하는 전략을 의미합니다. 주식 시장의 차익 거래처럼 온도 차이를 기회 비용으로 환산하는 셈입니다.제가 머물던 부다페스트의 낮 기온은 40도를 넘었고, 밤 11시가 돼도 27~28도가 유지됐습니다. 에어컨이 없는 에어비앤비에서 수면 질이 바닥을 쳤고, 그 상태로 관광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