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건너려고 올라섰는데, 어느 순간부터 건너는 걸 완전히 잊어버렸습니다. 카렐교(Charles Bridge) 위에서 한 시간 가까이 멍하니 서 있었던 건 제가 처음이 아닐 겁니다. 블타바강 위로 불어오는 바람, 양옆에 늘어선 성인 조각상들, 멀리 붉은 지붕 위로 솟아오른 성 비투스 대성당의 첨탑. 프라하는 '봐야 할 곳'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어디서나 그냥 멈추게 만드는 도시였습니다.카렐교와 구시가 광장 — 길이 아니라 역사 위를 걷는 느낌카렐교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왜 다리가 이렇게 사람으로 꽉 차 있지?'였습니다. 알고 보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다리는 신성로마제국(Holy Roman Empire) — 현재의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를 포함한 중앙유럽 전체를 아우르던 거대한 정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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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7. 29.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