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에서 체스키 크룸로프까지 버스로 2시간 30분. 처음엔 저도 "그냥 당일치기로 다녀오면 안 되나?" 싶었습니다. 짐도 많고 이동도 빡세고. 그런데 막상 저녁이 되어 관광객이 빠져나간 골목을 걸어보니, 그때서야 이 도시의 진짜 얼굴을 본 기분이었습니다. 1박을 결심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 순간이었습니다.체스키 크룸로프 성과 성 정원: 숫자로 보면 더 선명해집니다체스키 크룸로프 성(Český Krumlov Castle)은 프라하 성에 이어 체코에서 두 번째로 큰 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체 부지 면적이 약 5만 제곱미터에 달하고, 성 단지 안에만 40개 이상의 건물이 이어져 있습니다. 단순히 "예쁜 성"이라고 생각하고 갔다가 규모에 먼저 압도당했습니다.성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다보이는 블타바강(V..
다리를 건너려고 올라섰는데, 어느 순간부터 건너는 걸 완전히 잊어버렸습니다. 카렐교(Charles Bridge) 위에서 한 시간 가까이 멍하니 서 있었던 건 제가 처음이 아닐 겁니다. 블타바강 위로 불어오는 바람, 양옆에 늘어선 성인 조각상들, 멀리 붉은 지붕 위로 솟아오른 성 비투스 대성당의 첨탑. 프라하는 '봐야 할 곳'이 많은 도시가 아니라, 어디서나 그냥 멈추게 만드는 도시였습니다.카렐교와 구시가 광장 — 길이 아니라 역사 위를 걷는 느낌카렐교를 처음 봤을 때 든 생각은 '왜 다리가 이렇게 사람으로 꽉 차 있지?'였습니다. 알고 보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 다리는 신성로마제국(Holy Roman Empire) — 현재의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를 포함한 중앙유럽 전체를 아우르던 거대한 정치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