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처음엔 산토리니 대신 미코노스를 선택한 게 맞는 건지 의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발을 디뎌보니, 미코노스는 산토리니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한 섬이었습니다. 좁은 골목, 제각각 색을 칠한 문, 바다 바로 앞에 붙어선 건물들, 섬 어디서든 마주치는 하얀 교회. 이 섬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정리해봤습니다.미코노스 골목 산책, 아침 일찍 나서야 하는 이유미코노스 타운, 즉 호라(Hora)를 처음 걸었을 때 제가 느낀 건 "이게 진짜 미로구나"였습니다. 골목이 워낙 좁고 구불구불해서 방향 감각이 순식간에 사라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미로 같은 구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과거 에게해를 오가던 해적이 섬에 침입했을 때 골목 안에서 길을 잃도록 일부러 설계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주민들이 ..
튀르키예 여행이라고 하면 대부분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만 떠올리지 않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야간버스를 타고 9시간 만에 도착한 안탈리아는 제가 생각했던 튀르키예와는 완전히 다른 도시였습니다. 카파도키아의 강렬한 자연이 아닌, 지중해의 여유가 온몸으로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올드타운, 목적지 없이 걸어야 진짜가 보인다안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트램을 타고 올드타운 방향으로 이동했습니다. 안탈리아 오토가르(Otogar, 튀르키예의 시외버스 터미널)는 카파도키아 괴레메의 소박한 터미널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컸고, 트램 표지판도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어서 이동 자체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트래블월렛 카드로도 탑승이 가능했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면 좋습니다.올드타운은 칼레이치(Kaleiçi)라는 이름으..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면서 발렌시아를 일정에 넣어야 할지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마드리드도, 바르셀로나도 아닌 그 도시를 굳이 가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발을 딛는 순간, 이 도시가 왜 최근 들어 디지털 노마드와 장기 체류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지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드리드의 혼잡함도, 바르셀로나의 관광지 피로감도 없는 곳이었습니다.발렌시아 구시가지, 걷다 보면 역사가 쌓인다발렌시아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수 있습니다. 제가 권하는 출발점은 북역(Estació del Nord)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겼습니다. 기차역을 왜 관광지 첫 번째로 꼽는 걸까요?북역은 1917년에 완공된 건물로, 그 자체가 발렌시아의 랜드마크입니다. 아르누보..
팔레르모 골목에 처음 들어섰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로마나 피렌체 같은 단정하게 정돈된 풍경을 기대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건 시장 냄새와 낡은 건물, 그리고 오토바이 소음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을 지내다 보니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는 곳이 됐습니다. 20일간 시칠리아를 렌터카로 직접 돌아다니며 느낀 것들, 여행을 준비하면서 찾기 어려웠던 정보들을 정리해봤습니다.언제 가야 후회가 없을까 — 여행시기와 이동 방법제가 시칠리아를 찾은 건 3월 말이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했고, 낮에는 해변에서 발을 담글 수 있을 정도로 따뜻했습니다. 반면 7~8월은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날도 있고, 성수기라 숙박비와 항공권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제 경험상 4~5월이나 9~10월이 날씨와 가격, 인파 세 가..
마요르카는 연 간 1,300만 명 이상이 찾는 지중해 최대 휴양 섬입니다.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솔직히 "그냥 유럽의 해변 리조트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일정을 들여다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쇼팽이 요양하며 명곡을 쓴 중세 마을, 전 세계 사이클리스트가 성지처럼 여기는 산악 드라이브 코스, 에메랄드빛 저수지까지 한 섬에 이렇게 많은 결이 다른 풍경이 공존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웠습니다.발데모사와 카르투하 수도원 — 쇼팽의 흔적을 따라 걷다트라문타나 산맥(Serra de Tramuntana) 자락에 올라앉은 발데모사(Valldemossa)는 해발 약 400m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여기서 트라문타나 산맥이란 마요르카 북서쪽을 길게 가로지르는 산지로, 201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