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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여행 (재래시장, 전망대, 키피시아)

manymymoney 2026. 8. 11. 22:30

목차


    아테네는 아크로폴리스 보고 섬으로 떠나는 경유지 아닌가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재래시장부터 부촌 키피시아까지 직접 돌아다녀 보니, 아테네가 단순한 '고대 유적 도시'라는 제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파르테논 신전 못지않게 기억에 남는 풍경이 시장 좌판과 조용한 주택가에 있었습니다.



    재래시장: 슈퍼보다 싸다는 게 사실일까요?

    일반적으로 유럽 재래시장은 관광지 물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도시마다 꽤 다릅니다. 아테네의 토요 재래시장을 직접 가봤더니 오렌지가 kg당 1유로, 우리 돈으로 약 1,400원 수준이었습니다. 슈퍼마켓에서 비슷한 품질의 과일을 사면 헝가리나 다른 유럽 국가와 별 차이 없는 가격이 나오는데, 시장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토마토도 눈에 띄게 싱싱했고, 레몬은 개당 50센트도 안 됐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장 상인분이 레몬으로 불판을 닦는 모습을 봤는데, 그만큼 레몬이 흔하고 저렴하다는 방증이었습니다.

    재래시장에서는 과일·채소뿐 아니라 현지식 먹거리도 살 수 있습니다. 줄이 길게 늘어선 가판대에서 기로스(Gyros)를 주문해 먹었는데, 기로스란 얇게 썬 고기를 꼬치에 돌려 구운 그리스 전통 길거리 음식입니다. 관광지 식당에서 파는 것과는 달리 야채를 아끼지 않고 넉넉하게 넣어줘서 혼자서는 다 먹기 벅찰 만큼 양이 많았습니다. 가격까지 합리적이라 "왜 다들 여기부터 오지 않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렌지: kg당 1유로 (슈퍼 대비 눈에 띄게 저렴)
    • 레몬: 개당 50센트 미만, 현지에서 일상적인 식재료
    • 기로스: 넉넉한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현지식 길거리 음식, 관광지 대비 양 많음
    • 시금치 등 쌈채소류도 한국과 비슷한 형태로 판매
    요약: 아테네 재래시장은 슈퍼보다 확실히 저렴하며, 기로스 같은 현지 먹거리까지 즐길 수 있는 생활 밀착형 여행지입니다.

     

    전망대: 파르테논보다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아테네 여행기를 검색하면 대부분 아크로폴리스(Acropolis)와 파르테논 신전(Parthenon)이 중심입니다. 아크로폴리스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에서 도시 방어와 신전 건립을 위해 높은 언덕에 조성한 성채 구역을 의미하는데,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가 그 대표 사례입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올라가 본 콜로나키(Kolonaki) 지구의 언덕 전망대는 입장료가 없고 360도 파노라마 뷰가 펼쳐집니다. 솔직히 파르테논 신전 주변보다 이쪽이 전망만큼은 더 좋았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만만치 않습니다. 콜로나키는 아테네의 고급 주거 지구로, 경사가 심한 계단이 이어지고 좁은 골목이 많습니다. 오르막 계단의 경사가 10도 이상은 되는 것 같았고, 제 경우엔 올라가다 몇 번 멈춰 서서 뒤를 돌아봤을 때마다 시야가 확 트이는 게 느껴졌습니다.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었습니다.

    전망대에는 푸니쿨라(Funicular)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푸니쿨라란 경사가 급한 언덕이나 산을 케이블로 끌어올려 이동하는 궤도형 탑승 수단으로, 편도 9유로입니다. 체력이 부담스럽다면 이쪽을 선택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전망대 정상에서는 파르테논 신전이 정면으로 보이고, 반대편으로는 멀리 바다까지 보입니다. 일몰 시간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릴 정도로 인기 있는 포인트입니다. 공짜 전망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뷰가 훌륭했습니다.

     

    요약: 콜로나키 언덕 전망대는 무료입장에 360도 파노라마 뷰를 갖춘 곳으로, 파르테논 신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테네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키피시아: 아테네에 이런 동네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아테네를 처음 돌아다닐 때는 솔직히 도시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습니다. 인프라가 다소 낡았고, 교통이 복잡하고 차량 소음도 심했습니다. 그런데 아테네 북쪽 외곽의 키피시아(Kifissia)에 내리는 순간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제 경우엔 지하철역에서 나오자마자 "이게 아테네 맞아?"라는 반응이 먼저 나왔습니다.

    키피시아는 아테네의 부촌(富村)으로, 정치인과 사업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고급 주거 지구입니다. 아테네 시내 중심부에서 메트로로 약 30분 거리에 있으며, 뒤쪽으로 산을 끼고 있어 여름 기온이 아테네 도심보다 낮습니다. 그래서 별장과 빌라가 특히 많이 밀집해 있습니다. 동네 전체가 공원처럼 우거진 가로수로 덮여 있고, 수십 년 이상 된 고목들이 건물 높이를 압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무가 먼저이고 사람이 비켜 다니는 구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쇼핑 거리는 서울 청담동과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명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가 이어지는데, 플래그십 스토어란 브랜드가 가장 대표적인 매장으로 운영하는 직영 대형 매장을 말합니다. 일반 브랜드 매장, 카페, 레스토랑도 잘 갖춰져 있어 반나절 이상 걸어다니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레고리스(Gregory's), 즉 그리스판 파리바게뜨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도 있어 가볍게 쉬어가기 좋습니다. 제 경험상 아테네 장기 여행을 생각한다면 키피시아 쪽을 숙소로 잡는 것도 충분히 고려할 만합니다.

     

    요약: 키피시아는 아테네 도심과는 전혀 다른 조용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주거 지구로, 메트로 3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테네 경제: 낡은 도시 이미지, 지금도 유효할까요?

    일반적으로 그리스는 2010년대 초 남유럽 재정위기(Eurozone Debt Crisis) 당시의 이미지로 기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유럽 재정위기란 과도한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로 인해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이 IMF와 EU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경제 위기를 말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키피시아와 아테네 시내를 돌아다녀 본 결과, 10여 년 전 그 이미지는 더 이상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리스 경제는 최근 수년간 EU 평균 성장률의 두 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출처: 유럽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그리스의 GDP 성장률은 EU 평균을 꾸준히 웃돌고 있으며, 해운업과 관광산업이 핵심 동력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물류 병목 현상이 심화되면서 해운업으로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운업(Shipping Industry)이란 선박을 이용해 화물이나 여객을 운송하는 산업으로, 그리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상선 선단을 보유한 해운 강국입니다.

    골든 비자(Golden Visa) 제도도 아테네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골든 비자란 일정 금액 이상의 부동산을 취득하면 해당 국가의 거주권을 부여하는 투자 이민 제도를 말합니다. 그리스는 이 제도를 통해 상당한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했으며, 출처: Enterprise Greece(그리스 투자청)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도 그리스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키피시아 같은 주거 지역은 거주 목적으로 실거주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는 지역으로 꼽힙니다. 물론 제가 실제로 투자를 검토한 건 아니지만, 직접 돌아다녀 보니 왜 관심이 쏠리는지는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요약: 그리스 경제는 재정위기의 이미지를 벗어나 해운업과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EU 평균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테네 재래시장은 매일 열리나요?

    A. 제가 방문한 시장은 토요일마다 열리는 대형 정기 시장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리스 재래시장은 요일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으며, 동네마다 열리는 요일이 다릅니다. 방문 전 숙소나 현지 정보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콜로나키 전망대 올라가는 게 많이 힘든가요?

    A. 경사가 꽤 심하고 계단이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있습니다. 도보로 오르기 부담스럽다면 편도 9유로의 푸니쿨라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제 경험상 전망이 워낙 좋아서 체력을 쓴 것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Q. 키피시아까지 이동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아테네 메트로 3호선을 타면 시내 중심부에서 약 30분이면 키피시아역에 도착합니다. 별도의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어 이동이 편리합니다. 메트로 탑승 시 승차뿐 아니라 하차할 때도 교통 카드를 태그해야 합니다.

     

    Q. 아테네에서 며칠 정도 머무는 게 적당한가요?

    A. 아크로폴리스와 파르테논 신전만 볼 거라면 하루로 충분하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재래시장, 콜로나키 전망대, 신타그마 광장, 키피시아까지 돌아보려면 최소 3박 4일은 여유 있게 잡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아테네가 생각보다 볼 곳이 많습니다.

     

    결론

    아테네를 "파르테논 보고 섬으로 가는 중간 기착지" 정도로 생각했던 건 분명히 틀린 판단이었습니다. 재래시장에서 직접 장을 보고, 언덕 전망대에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고, 키피시아 골목을 걷고 나서야 이 도시가 얼마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느꼈습니다.

    고대 유적만을 목적으로 아테네를 계획하고 있다면, 일정 하루 정도를 재래시장과 키피시아에 써보시기를 권합니다. 제 경우엔 그 하루가 아테네 여행 전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됐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McE5j9Kl8M